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몸을 가볍게 여기고 재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도 불치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편작(扁鵲)은 당대의 명의였고, 지금도 동양의학의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2500년 전에 의사가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의 불치(不治)를 이야기했는데, 그 내용이 아직도 그대로 존재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성질일까. 여섯 가지 치료할 수 없는 증상을 알아보자.
驕恣不論於理 一不治也. 輕身重財 二不治也. 衣食不能適 三不治也. 陰陽並 藏氣不定 四不治也. 形羸不能服藥 五不治也. 信巫不信醫 六不治也.
첫 번째 불치는 환자가 교만하고 방자하여 이치를 논할 수 없다.
두 번째 불치는 몸을 가벼이 여기고 재물을 아까워한다.
세 번째 불치는 입고 먹는 것을 적절하게 하지 못한다.
네 번째 불치는 음양의 균형이 깨져서 오장의 기가 불안정하다.
다섯 번째 불치는 몸이 극도로 허약해져서 약을 먹을 수가 없다.
여섯 번째 불치는 무당의 말만 믿고 의사를 믿지 못한다.
이 가운데 음식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나 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현대의학의 발달로 일부 해결되었다. 마시는 보양식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비타민과 영양제를 수액으로 주사한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은 수천 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교만하고 방자하여 치료할 수 없는 것은 지금도 한결같다.
환자는 한의원으로 전화해서 자신의 증상을 전부 설명한다. 직원이 받아 적는 데만 10분 이상 걸린다. 직원은 그 내용을 원장에게 보고한다. 그 내용은, 100% 완치시킨다는 다짐과 함께 치료 방법을 상세하게 자기에게 이야기해 주면 한번 방문해 보겠다는 게 대부분이다. 왜 이리 무례한 걸까. 떡하니 진료실에 와서 손을 내밀며 내 증상을 맞춰보라, 그러면 한약을 짓겠다고 한다.
치기 어린 시절에는 환자를 진맥하여 증상을 하나하나 다 찾아냈다. 그런 후에 한의원에서 고칠 수 없으니 큰 병원 가보라 하고 보냈다. 그러나 그것도 헛일이다. 지금은 웃으면서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병은 자신이 걸린 것이라는 사실은 잊고, 다른 사람이 전부 해결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만함은 불치의 최고 경지다. 자신의 몸을 가볍게 여기고 재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도 치료하기 어렵다.
부자라고 비싼 약을 처방하고 가난하다고 싼 약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한의원 데스크에서 떼쓰는 사람이 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가 아니다. 무조건 자신은 할인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대접받는다는 생각이 드나 보다. 치료비를 할인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이야기해도 소용없다. 특정 장관 이름을 대며 그가 자기 말대로 움직인다고 한다. 혹은 자기한테 잘하면 환자를 수십 명 데리고 온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보면 그 사람 인품이 참으로 천박하게 느껴진다.
병을 고치려면 겸손하고 물질적으로 제값을 내야 한다. 그래서 옛말에 약의 덕을 얻으려면 반드시 돈을 지불하라고 했나 보다. 불로장생하려면 불치 여섯 가지를 삼가야 한다.
현대의 항노화 식품 ‘베리’…활발한 수분대사 도와
한무제(BC 156~87년) 시절에 이소군(李少君)이라는 뛰어난 방사가 있었다. 귀신을 부리고, 불로장생의 비술이 있다고 하여 제후들이 서로 만나려 재물을 싸들고 찾아왔다. 이소군은 금·돈·비단·옷·음식이 항상 풍족하여 생업에 종사하지 않아도 부유했다. 부유하니 더욱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몇 가지 일화가 남아 있는데 그 수법이 보통이 아니다.
이소군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을 때 이미 70세였는데, 어느 잔치에 참석해 90세 노인을 만났다. 이소군이 노인의 할아버지와 같이 사냥을 나간 장소를 설명했는데, 노인도 어렸을 때 갔던 장소로 기억하고 있었다. 90세 노인의 할아버지와 같이 사냥을 나갔으니 이소군은 이미 100년은 더 산 셈이다.
한무제는 이소군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동항아리를 자랑했다. 기원전 시대에도 더 오래된 골동품은 있었던 것이다. 이소군은 자연스럽게 제환공 시절에 침대에 진열되어 있던 것을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한무제는 놀라서 항아리에 새겨져 있는 문장을 찾아보니 과연 600년 전의 물건이었다.
이 두 가지 일화로 이소군은 이미 오래 살았던 불사신으로 등극했다. 이소군은 더 나아가 한무제에게 불로의 비법을 전한다. “부엌 신에게 제사를 지내면 신령한 물건을 얻습니다. 신령한 물건을 얻은 후 황금을 제련합니다. 그것으로 그릇을 만들어 사용하면 장수합니다. 장수한 후에 봉래산의 신선을 만납니다. 신선을 만난 후에 봉선을 행하면 불로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신선 안기생(安期生)과 잘 아는데 봉래산의 선경을 자유로이 다니는 분입니다. 그분은 마음이 통하면 모습을 나타냅니다.”
지금도 배울 만한 수법이다. 한 가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불로장생한다면 얼마나 쉽겠는가. 그 후 세월이 흘러 이소군이 죽었지만, 한무제는 끝까지 그가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믿었다. 대단하지 않은가. 불로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사람이 죽으면 그것으로 거짓말이라고 해야 할 텐데, 죽은 후에도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고 믿게 한다.
고대 불로의 비밀이 오늘날 ‘항노화’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로장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단 똑똑하다. 그리고 수법이 단순하지 않다. 한 가지 계책이 막히면 바로 다음 작전이 준비되어 있다. 그 노력이 본받을 만하다. 옛날이야기라고 우습게 여길 것이 아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국노화방지의학회에 60대지만 40대로 보이는 수잔 소머스가 늙지 않는 비법을 말하면 수많은 청중이 열광한다. 불로의 비밀이 현대에 와서 항노화로 이름만 바꿔서 계속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부엌 신에게 제사를 지내서 신령한 물건을 얻는 것은 무엇인가. 필자는 음식에 불로장생 비법이 있다고 본다. 무엇을 먹느냐, 어떻게 먹느냐, 이것이야말로 신선의 식이요법이다. 항노화에 좋은 음식은 많고도 많다. 그중 하나만을 지목한다면 바로 베리(Berry)다. 아사이베리, 크랜베리, 라즈베리, 아로니아, 블랙베리 모두 항노화 식품이다. 특히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는 과일이다. 활기의 활(活)은 물 콸콸 활이다. 수분대사가 콸콸 흐르고, 소변도 콸콸 나오고, 입안에 침이 콸콸 고이게 한다. 베리는 베리 굿이다(Berry is very good).
[이경제의 불로장생] ‘태양인’ 뉴턴의 건망증
건망증엔 오메가와 사차인치·아몬드·피칸·브라질넛 등 견과류가 좋아
천재 과학자 뉴턴(1642~1727)은 27세에 케임브리지대학의 정교수가 되었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가 《수학의 원리》라는 책을 출판했을 때 그의 책을 이해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채 10명도 안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뉴턴은 로크라는 동료에게 그의 작품을 비판하는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로크는 너무 신랄한 비판에 속상해서 불평하는 답장을 보냈다. 뉴턴은 답장을 받고는 다시 “자네가 쓴 책에 대해 내가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기억을 못 하네. 그 편지를 다시 보내준다면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해 주겠네”라고 대답했다. 또 친구를 초대해 놓고 연구실에서 나오지 않아 기다리다 지친 친구가 먼저 저녁을 먹어버렸다. 뉴턴은 연구하다가 배가 고파 나왔다가 식사가 끝난 식탁을 보고는 내가 저녁을 먹은 것을 잊고 또 먹으려고 했다며 웃었다.
뉴턴의 심각한 건망증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한의학에서는 건망(健忘)을 건망실면(失眠), 건망이롱(耳聾), 건망경계(驚悸), 정충()건망, 심허(心虛)건망으로 분류한다.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지나친 사색으로 인해 생긴다. 둘째, 정(精)·혈(血)·진(津)·액(液) 부족으로 심장과 뇌 기능이 약해져서 생긴다. 셋째, 외상으로 인한 뇌 손상이 원인이다. 넷째, 식적(食積)으로 인해 생긴다.
뉴턴의 건망증은 과도한 사색으로 인해 자신이 언급한 내용을 잘 잊어먹는 경우다. 사상체질 관점에서 보면 ‘태양인’ 체질이다. 태양인은 논리·사고력이 뛰어나 위대한 발명가·과학자들이 많다. 새로운 발명·발견을 하는 천재들은 대부분 태양인이라고 봐도 된다. 뉴턴은 사색에 잠겨 시계를 계란인 줄 알고 삶기까지 한, 건망증의 대표적인 태양인이다. 태양인은 어느 사건을 놓고 추리하면 나름의 논리로 결론을 내는데, 그 결론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사고 논리 구조에 의하여 원인·과정·결론으로 도출해 낸다. 그래서 어떤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매번 추리를 통해 결론을 낸다.
로크의 이야기 역시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면 뉴턴의 논리 구조에서 똑같은 비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셜록 홈즈도 전형적인 태양인으로 볼 수 있다. 늘 구박받는 왓슨은 소음인이다.
필자가 한의학 수행을 하면서 만난 태양인 사부님들 역시 그러한 스타일이어서 뉴턴이 쉽게 이해가 된다. 요즘은 태양인 말고도 다른 체질 역시 건망증이 많아졌다.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누구나 건망증에 걸릴 수 있다. 건망증을 치료하는 처방은 다음과 같다.
① 마음이 상하여 심(心)을 보해야 하고, 소화력이 저하된 건망증: 귀비탕(歸脾湯)
② 정(精)이 부족해 생긴 허약의 건망증: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③ 뇌 기능 저하의 건망증: 침향원(沈香元), 총명탕(聰明湯)
건망증에 좋은 비타민은 오메가, 식품은 사차인치·아몬드·피칸·브라질넛·마카다미아·호두 등 견과류가 좋다.
[이경제의 불로장생] 불사신 생제르맹 백작의 연금술
120년간 생존 주장…현대 과학에서 ‘사기’로 들통
생제르맹 백작은 1710년부터 거의 120년 동안이나 유럽에 종횡무진으로 나타났던 인물이다. 동양에 삼천갑자 동방삭이 있다면, 서양에는 불사신 생제르맹이 있었다. 모험가·연금술사·연주자·작곡가로 활동했는데, 궁전 파티에 나오면 모르는 것이 없고 현란한 말솜씨와 화려한 연금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5개 국어에 능통했는데, 나중에 이 사람은 전 세계의 언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과장되었다.
궁중을 출입하던 생제르맹은 1758년 루이 15세에게 ‘우리가 아는 가장 풍부하고 희유한 발견’(la plus riche et la plus rare découverte qu'on ait faite)을 가져온다고 약속했다. 루이 15세는 샹보르성을 그에게 사용하도록 내어주었고, 생제르맹은 이 성에 하인들을 고용하고 연구실을 마련했다. 루이 15세의 애인 퐁파두르 후작 부인에게 “귀부인들의 소망은 불로의 묘약이고, 신사들의 소망은 현자의 돌입니다. 불로의 묘약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주고, 현자의 돌은 영원한 부를 의미합니다”라고 했다. 프랑스의 볼테르는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결코 죽지 않는 남자가 사교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했고, 프리드리히 대왕은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남자”라고 했다.
생제르맹 자신은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하며 죽지 않는다고 말해 왔고, 특수한 묘약 덕택에 음식을 먹지 않아도 젊음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카사노바가 쓴 회고록에 생제르맹 백작을 만난 기록이 있다. 그의 실험실에 갔었는데 테이블 위에 있던 구리로 만든 화폐에 불길이 일었다가 사라지고 금으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1784년 사망 후에도 행적 기록 이어져
생제르맹은 1784년 3월 독일의 에케른푀르데 교회 묘지에 묻혔다. 그런데 이것으로 그의 기록이 끝난 게 아니다. 1787년 루이 16세가 머지않아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예언대로 2년 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고 루이 16세는 사형당했다. 파리에 있던 시절에 라모아 제르지 백작 부인이 그의 애인이었다. 1821년 라모아의 증손녀인 엘리메아가 그를 빈에서 만났을 때, 생제르맹은 그녀에게 할머니는 편안히 가셨는지를 물었다. 1930년 신비주의 종교단체인 신지학회의 애니 배산트는 플로리다로 가는 여객선에서 그를 만났다고 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영계(靈界)의 화신이 되어 지구를 돕고 있다고 한다.
불사신의 특징을 알아보자. 한 생애에 익히기 힘든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아는 것이 많고, 모든 질문에 대답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불로와 부귀의 비밀을 알고 있다. 일반인이 보기에 마술과도 같은 재주를 보인다. 생제르맹의 경우 그것을 연금술이라고 불렀다. 티베트·인도·중동 등에 있었다고 하는 신비함도 갖췄다. 무엇보다 스스로 죽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
탁월한 재능으로 당대에는 사실 여부를 몰랐지만, 칼 세이건은 원소를 바꾸는 인류의 오랜 꿈인 연금술에 대해 “지팡이 하나로 변환시킨다는 사기였다”고 비판했다. 중세의 불사신도 현대의 과학자에게 걸리면 들통이 난다.
역시 수많은 신선들을 만나본 무제는 이분이 바로 중악 숭산의 신선인데 자신에게 알려주기 위해 나타나신 것이라고 신하들에게 설명하고 창포를 채취하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아홉 마디가 있는 창포를 2년간 복용한 후에 무제가 더 이상 못 먹겠다고 했다. “내가 원래 뜨거운 음식을 좋아했지만, 창포를 복용할 때마다 열이 올라와 괴롭고 불쾌하여 그만두어야겠다”고 했다. 따라갔던 신하들은 진작 먹기를 포기했었다.
원푸드 테라피, 1~2개월만 이용해야
골짜기에 사는, 글도 모르는 평범한 백성으로 도를 배울 생각을 하지 않았던 왕흥(王興)이 이 소문을 듣고 창포를 따서 꾸준히 복용하면서 장생의 길로 들어갔다. 한 무제 시절부터 먹기 시작해 훗날 조조가 위왕일 때까지 살아 있었다고 하니 그 세월이 300년이다. 이웃의 늙은이나 어린아이들이 몇 세대에 걸쳐 그를 알아보았다. 겉모습은 항상 50대로 보이면서 하루에 300리를 걸을 수 있었다고 한다.
먹기 고약한 창포를 꾸준히 복용해 신선의 길을 간 왕흥도 대단하지만, 2년이나 복용했던 한 무제도 보통 정성이 아니다. 실제 석창포(石菖浦)를 달여 먹어보면 톡 쏘는 듯한 향이 나고 삼킬 때 목으로 독특한 맛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일주일만 먹어보면 한 무제가 말한 열이 올라와 괴롭고 불쾌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석창포를 단방(한 가지 약재로만 약을 조제함)으로 쓸 때는 아주 적은 양을 쓰거나 분말로 삼키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요즘 좋은 약재가 많은데, 굳이 단방으로 2년이나 먹을 이유가 있겠는가. 한 가지 약재나 음식으로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는 원푸드 테라피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로 짧게 끝내야 한다.
석창포는 산골짜기의 개울가·바위틈·자갈 밑에서 자란다. 잎의 한가운데에 등심이 있고 칼날 모양으로 되어 있다. 맛이 맵고 몸의 아홉 가지 구멍을 잘 통하게 하고 귀와 눈을 밝게 하며 목청을 좋게 한다. 석창포가 들어간 명방 중에 총명탕이 있다. 석창포·원지·백복신을 같은 양으로 넣어 달여 먹거나 분말로 만들어서 가루로 복용한다. 석창포의 강한 맛을 조절하는 좋은 처방이다.
석창포(Acori Grainei Rhizoma)와 다른 종류로 창포(Acorus calamus Linne)와 장창포(藏菖蒲·Acorus sp.)가 있다. 신선이 말한 구절창포의 이름을 빌려 유통되는 것은 형태만 비슷하고 전혀 다른 알타이은련화(Anemone altaica Fischer)다. 석창포를 먹어봐서 효과가 있다면 장복하는데, 생강·대추·계피 등과 함께 달여서 맛을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무제도 석창포 맛이 고약하니 그냥 먹었으면 불쾌했을 것이다.
[이경제의 불로장생] 통증 일으키는 풍(風)을 다스리는 ‘방풍(防風)’
방풍의 뿌리는 봄과 가을에 꽃대가 나오지 않은 것을 채취하여 줄기와 잎을 제거하고 말려서 사용한다. 풍사를 제거하고 땀을 내주는 거풍해표(祛風解表), 습기를 이기고 통증을 멈추는 승습지통(勝濕止痛)이 예전부터 알려진 효능이고, 현대에 와서 정유 성분의 옥타놀·노나놀·쿠페렌 등과 쿠마린·크로몬·데커신 등이 들어 있어 열을 내리며 염증을 줄이고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성분이 밝혀졌다.
동의보감에 방풍을 쓴 처방 71가지
[이경제의 불로장생] 강활로 알려진 호왕사자, 몸의 통증과 근육·뼈에 효과적
당나라 말기의 유사정(劉士政)은 군벌로 활약한 사람이다. 한약재와 연관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사람이 정직하고 선량했는데, 집안에 우환이 있었다. 유사정의 형이 오랫동안 사지 관절이 부어오르고 통증이 있는 관절염을 앓아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온갖 좋다는 약을 다 구해 보고 명의를 찾아보았지만, 병세는 차도가 없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 약재를 찾아 산을 헤매고 있는데, 수염이 긴 노인이 나타났다. 형의 질병을 물어보니 처방을 하나 알려주었다. ‘호왕사자’로 술을 만들어 마시면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좋아질 것이라고 하였다. 꿈에서 깨어나 뛸 듯이 기뻐했으나 도대체 호왕사자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름만 얻었고 어떤 약재인지 알지 못했다. 호왕사자를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한 시골에서 낭중 벼슬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호왕사자가 바로 ‘강활(羌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활로 술을 담가 형에게 먹였더니 정말 몇 달 만에 좋아졌다. 그 후 사람들에게 강활이 관절염에 좋다는 효능을 널리 알렸다고 한다. 강활은 호왕사자(胡王使者), 호강사자(胡使者), 독요초(獨搖草), 장생초(長生草)로도 불린다. 호(胡)는 오랑캐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외국에서 건너온 약재인 것이다. 무서운 오랑캐의 왕이 보낸 공식 사자의 명칭이니 그 효력이 얼마나 강력할 것인가.
강활의 효능은 거풍습(祛風濕)으로 요약된다. 풍과 습을 없앤다는 것이다. 몸의 통증과 머리 아픈 증상, 근육과 뼈에 효과가 있다. 강활의 법제에 주세강활(酒洗羌活)이라고 하여 깨끗한 것들을 골라내어 술로 씻는 방법이 있다. 무작정 달여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술로 법제를 하는 것이다. 꿈속의 신선도 술에 담가 먹으라고 하였다.
‘호왕사자’로 100세 관절 건강 시대 열어보자
한의학에서 관절의 통증을 풍습(風濕)이라고 한다. 풍과 습이 공격하면 관절에서 열이 나고, 당기면서 아프고, 손을 대면 통증이 극심해지는 것이다. 풍이 지나치면 숨이 짧아지고 바람을 싫어하고 옷을 두껍게 입는다. 습이 지나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몸이 약간 붓는다. 풍과 습이 공격해서 온몸이 아플 때는 땀을 내서 풀어야 한다. 땀을 내면 풍 기운은 제거되지만 습 기운이 남아 있게 되므로 조금씩 저절로 땀이 나게 해야 풍습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사상체질에서는 소양인 체질에 좋은 약재다. 《본초강목》에 “백절통(百節痛)은 강활 없이는 다스릴 수가 없다. 강활은 기가 웅대하고, 독활은 기가 세미하여 다 같이 풍을 다스리는데 표리가 다르다”고 되어 있다. 백절통은 관절염을 말한다. 관절염은 불로장생의 큰 적이다. 황금·아선약·두충·우슬·속단·가시오가피 등 관절에 좋은 약재가 많이 있다. 강활로 관절을 다스리자. 호왕사자로 백 세 관절 건강 시대를 열어보자.
氣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사향과 비슷한 효능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에 덤블도어 교장의 친구로 니콜라스 플라멜이 등장한다. 괴팍한 듯한 늙은이인데 665세가 넘었다는 불사신이다. 악당 볼드몰트가 노리는 ‘마법사의 돌’을 만든 사람이다. 이렇듯 불사신은 일단 노인이다. 청년의 젊음을 간직한 불사신은 보기 힘들다. 죽지 않는 데다 젊음까지 유지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러워서 감당이 안 되는 모양이다. 서양의 불사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년 이상이거나 노인이다. 동양에는 반로환동(返老還童)이라는 개념이 있어 신선들이 동자로도 자주 나타난다.
플라멜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다. 프랑스의 니콜라스 플라멜(1330~1418)은 평범한 파리의 대서인이었다. 서류나 유언장을 대신 써주고 공증업무도 처리하는 직업이었다. 어느 날 꿈에 천사가 나와 연금술 책자를 얻을 것이라는 계시를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행상인에게서 고서적을 구입했는데 바로 계시받은 ‘아브라함의 책’이었다. 책을 얻고 20년간 연구했는데 읽기도 어려운 고대 히브리어와 이해할 수 없는 그림들만 가득해 결국 해석에 실패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21년째에 스페인으로 가서 마스터 칸체스에게 배움을 구하고 연금술의 힌트를 얻었다. 다시 돌아와 3년간 연구해 연금술의 비밀을 깨우쳤다. 그렇게 영원한 생명을 얻고 부자도 되어 지금까지도 살아 있다는 전설이 있다.
말년에 파리 시내에 14개의 병원과 3개의 예배당, 7개의 협회를 세웠는데, 대서인 수입으로는 벌기 어려운 금액이었던 탓에 연금술로 금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플라멜의 집은 1407년에 지어졌는데 지금도 남아 있어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집으로 인정받았다. 몽모랑시 51번지에 있는 그 집은 현재 식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이야기에 한 가지 교훈이 있다. 바로 칸체스의 힌트다. 20년간 해석을 못 하다가 칸체스의 가르침을 통해 불사신도 만들고 삶을 생기 있게 바꾸는 인생의 비밀이다. 건강의 비밀도 마찬가지다. 얼핏 듣기로는 평범한 말이지만 그대로 지킬 수만 있다면 명의의 한 수로 인해 건강해진 사례가 많다.
평범한 방법이 불로장생 ‘마법사의 돌’
‘아침에 따뜻한 차 500mL를 마셔라’ ‘해 질 무렵에 15분 화타 오금희(五禽戱) 체조를 해라’ ‘생강차를 식사 중간에 마셔라’. 이런 한 수에 의해 평생 건강을 유지하는 경우가 바로 불로장생 마법사의 돌인 것이다.
필자가 황제침향원을 개발할 때 한의학 문헌의 공진단을 기본으로 연구했다. 공진단은 원나라 시대의 위역림(危亦林)이라는 명의가 만든 처방이다. 위역림의 《세의득효방》에 처음 보이고, 허준의 《동의보감》과 황도연의 《방약합편》에도 실려 있다. 녹용·당귀·사향·산수유 네 가지 약재로 된 처방이다. 핵심 원료는 사향(麝香)이다. 사향은 수컷 사슴의 배꼽 주머니로, 정신을 안정시키고 경락을 통하게 하고 약의 효과가 뼛속까지 들어간다는 좋은 약재다. 다만 식품으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강력한 흥분 작용이 있다. 그때 《방약합편》 말미에 사향이 없으면 침향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기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침향이 사향과 비슷한 효능이라고 보았다. 필자에겐 침향이 불로장생 마법사의 돌이 되었다.
앗! 화면폭이 너무 좁아요.
브라우져의 사이즈를 더 늘여주세요~
좁은 화면으로 보실 때는 모바일 기기에서
최적화된 화면으로 쇼핑을 즐기실 수 있어요~